우리 수영장 물, 얼마나 깨끗할까요? - by 물개
제가 다니는 수영장의 강사 선생님으로부터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어요. 잡담을 좋아하는 선생님은 중간 중간 수영 관련 이야기를 회원들과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마이크 펠프스의 수영 훈련법, 이안 소프의 발차기 활용법, 자신과 친한 헬스 트레이너가 전수해준 효과적인 교육법까지 다채로운 주제로 회원들의 긴장을 풀어주면서 수업을 진행하곤 해요.
그 중 제일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제가 다니는 수영장 물의 수질 관리 시스템에 대한 것이었어요. 아주 정확한 문장은 기억나지 않지만, 대체로 그의 말을 옮겨보면 이렇습니다.
“회원 분들 수영하다 보면 물 많이 먹게 되죠? 저희 수영장은 먹어도 될 만큼 물이 아주 깨끗합니다. 오버풀 시스템으로 운영되면서 넘치는 물이 수영장 바깥에 두 개의 커다란 물탱크로 향해서 여과를 거쳐서 다시 돌아오거든요. 소독약을 안 쓸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으로 쓰면서 저희 수영장 물은 운영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듣던 중 반가운 소리였습니다. 저는 사실 수영장 물이 깨끗하다고 감히 상상하지 못했거든요. 많은 회원들이 주기적으로 활용한다는 점도 있고, 동네 수영장 물에 대한 그닥 좋지 않은 소문을 전통적으로 많이 들어왔기에 기대가 없었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데 이야기를 듣고 보니, 수영장의 락스 냄새도 거의 안 느껴지고 물속도 투명하게 잘 관리되는 것도 같고, 세월이 흘러 이제 그 소문도 정정돼야 할 것 같았습니다.
선생님의 말 중 오버풀 시스템에 대해 더욱 궁금해졌어요. 레인 끝 하수구로 빨려들어가는 수많은 물이 어떻게 다시 수영장으로 찾아오는지 알아보고 싶었죠. '갑자기 분위기 과학 시간'이 된 것 같지만, 그래도 끝까지 물의 행방에 대해 물고 늘어져야 제게도, 레터를 보시는 분들에게도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수영장은 다중 복합 방식이라는 걸 채택해요. 물은 커다란 여과기를 먼저 거치는데요. 여과기 통 안에 자갈과 모래, 활성탄, 인트라사이트(수영장 물을 정화할 때 흔히 쓰이는 여과재) 등의 여과재를 넣고 물을 통과시켜 먼저 이물질을 제거하는 방식을 취합니다.
여과된 물은 수영장 각자가 선택한 방식으로 소독하는데, 소독 방식은 희석액을 투입하거나 전기 분해하는 방식 등이 있다고 해요. 이렇게 소독된 물은 필터를 다시 한 번 더 거쳐 수영장으로 찾아온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