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유라는 자신의 노래 <수영해>에서 ‘가을에도 수영해’라고 얘기합니다. 유라 본인이 정말 가을에도 수영을 즐기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수영인들에게는 반가운 노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여름의 실내수영장은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기존에 수영인들에 더해 더위를 날려버리고자 이때만 딱 나타나는 한철 수영인들로 인해 한 레인에 어떤 날은 물보다 사람이 많은 날도 있습니다. 정해진 인원만 수용하는 강습 시간에는 그나마 괜찮지만, 여유로운 자유수영을 기대하기는 여간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 찬 바람이 불면 수영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떠나갑니다. 언제 북적였냐는 듯 빈자리가 듬성듬성 보이는 수영장에서 우리는 비로소 한산하게 자유수영을 즐길 수 있게 됩니다. 가을수영의 첫 번째 키워드는 바로 ‘한산함’입니다. 수영장마다 다르겠지만 대체로 많은 수영장들이 수온을 차가운 바깥 공기에 맞춰 소폭 상승시켜 놓습니다. 가을 수영인 맞을 준비를 하는 것이죠. 물 밖은 살짝 쌀쌀한 기운이 감도는데 물속은 한결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물이라는 경계를 두고 묘한 온도 차를 느끼게 됩니다.

여기 밍밍한 브이로그가 있습니다. 밍밍하다고 하니까 왠지 재미없고 그런 영상 추천하는 거 아니냐는 혹자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수영인이라면 이 밍밍한 브이로그에서 세밀히 포착되는 온도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첨벙첨벙 김오리님’의 3주 전 업로드 된 브이로그 영상은 자신이 다니는 수영장 주변을 조용히 걸어 다니며 가을을 천천히 헤아립니다. 만약에 어떠한 자막도 없고 수영인이라는 정체성이 없는 일반적인 유투브였다면 분명 놓쳤을 장면인데, 이상하게도 영상에서 다뤄지는 가을이 밍밍한 게 아니라 모든 촉감들이 하나하나 느껴집니다. 참 신기하죠.

수영인이 되고 나면 모든 것들이 수영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을 날씨도 피해 갈 수 없겠죠? 최근에 저도 아침 수영을 마치고 시원한 바람을 마주했던 경험이 있어서 더 격하게 공감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20초부터 1분 40초에는 앞서 언급한 수영인으로서 느끼는 가을에 대한 짧은 단상이 나오고, 이후에는 건조해진 피부 관리법도 쏙쏙 나오니 놓치지 마세요!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수영 가방 안의 물건을 한번 싹 정비했습니다. 여름에는 그래도 괜찮았던 피부가 찬 바람에 살려달라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기 때문인데요. 제가 수영하며 마르고 닳도록 쓰고 있는 아이템들, 그리고 마침 여름에 썼던 보습 제품들이 똑 떨어져서 이번에 새롭게 추천받은 아이템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먼저 바디로션입니다. 평소 땀이 많이 나는 체질이라 여름에는 바디로션을 따로 바르지 않거나, 향도, 제형도 최대한 가벼운 바디로션을 사용했는데요. 가을이 되니 피부가 건조해져서 가려움도 생기더군요. 특히 환절기에는 가려움뿐 아니라 작은 수포가 손이나 발에 올라오기도 해서 최대한 성분이 순한 보습 제품이 필요했는데요. 수영하며 이런 피부 고민이 더 심해져 더마비 세라엠디 리페어 로션을 쓰게 되었습니다. 보습과 함께 건조로 인한 가려움증을 완화해 주는 것이 주요 기능인데요. 촉촉하고, 향도 거의 없어 전체적으로 몸에 바른 후에 가려운 부위에 계속해서 덧바르기 좋았습니다. 혹시 저처럼 피부가 건조해 가려움이 있으시다면 사용해 보기를 권장합니다.

얼굴에 바르는 로션은 비플레인의 시카테롤 제품 라인을 사용하고 있었는데요. 지난봄, 여름 얼굴에 여드름이 갑자기 많이 올라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수영장에 가는 게 부담스러워져 수영장에 마음 편히 가고 싶어 피부 트러블을 빠르게 진정시킬 수 있는 시카 성분의 스킨, 앰플, 로션을 사용했고 다행히 지금은 피부 트러블이 거의 다 나았습니다. 그렇게 봄, 여름에 열심히 써서 그런지 다 쓰던 제품이 똑 떨어져 새것을 구매해야 했는데요. 요즘은 머리에 열이 많아 수영하고 나면 얼굴이 너무 빨개지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라 친구 수영인에게 자문을 구했고, 잇츠 스킨의 토너 패드를 추천받았습니다. 토너를 손으로 바르는 것보다 패드를 이용해 피붓결을 정리할 수 있어 좋고, 얼굴에 오른 열을 빠르게 진정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구매 후 배송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나중에 사용 후기를 전해보겠습니다.

하루에 머리를 두 번 이상, 많으면 네 번까지도 감는 수영인은 몸, 얼굴 피부만큼 두피도 잘 챙겨줘야 하는데요. 두피가 약하고 민감한 편이라 머릿결보다 두피 건강을 각별히 신경 쓰는 저는 닥터포헤어의 폴리젠 샴푸와 헤어토닉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수영 후 염소 제거와 두피 클렌징, 그리고 탈모 완화에 좋습니다. 두피에 부담이 적은 성분의 샴푸이지만, 세정력은 강력한 것이 특징입니다. 샴푸를 하고 잠시 양치질을 하고 있으면 가려운 곳을 긁어주듯 두피가 점점 시원해집니다. 건강한 두피를 위해서는 깨끗이 씻고 나온 후 두피를 잘 말려주는 것도 중요한데요. 뜨거운 바람으로 머리를 말리면 두피가 쉽게 건조해지고 약해질 수 있어 찬바람으로 꼼꼼히 말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추가로 헤어토닉도 사용하고 있어요. 수영 후 열이 잔뜩 오른 두피를 진정시키는데 효과가 좋습니다. 더불어 두피 건강에 좋은 영양 성분도 들어있어 머리를 자주 감는 부담이 덜합니다.

이렇게 제가 쓰고 있는, 앞으로 사용해 볼 아이템들을 나열하니 왓츠인마이스윔백을 한바탕 한 기분인데요. 저와 같은 제품을 쓰고 계신 분들이 계신지, 혹은 또 다른 좋은 제품들이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짧은 가을을 수영하다 보면 곧 겨울 수영도 찾아올 텐데요. 촉촉하고 맑고 자신 있게 같이 수영해 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