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는 20대 1년차 남성 수영인이에요. 오랫동안 다양한 운동을 섭렵해 온 오리는 마침내 수영에 도착했어요. 라이프가드에 이어 생활스포츠지도사 자격증 취득을 앞두고 있는 오리는 더욱 새로운 수영의 시간으로 돌입하고 있어요. 지상 운동 프로그램을 스스로 짜보기도 하고, 최근에는 마스터즈 대회에도 참여했어요. 덩달아 저도 오리 덕분에 여러 가지를 다채롭게 시도해 보는 것 같아요. 저와 오리는 수영을 시작한 시기도, 받은 훈련도, 도전한 자격증도 거의 비슷한데요. 비슷한 수영의 시간을 각자의 방식으로 맞이해보면서 함께 풍성하게 만들어가고 있어요. 오리의 수영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빠삭하게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몰랐던 오리의 이야기가 이렇게나 많더라고요. 한 명의 수영인에게는 너무 많은 수영 이야기가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오리에게 수영이란 🐥

- 반려견 ‘두부’와 지내잖아요. 얼마 전에 두부와 수영장에도 다녀왔죠?

= 강아지 수영장이 딸려 있는 캠핑장이 있어요. 제가 갔던 곳은 강아지가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되게 넓었고 사전에 수영장을 반려견과 함께 이용할 수 있다는 안내를 봤어요. 반려견과 수영장을 이용할 때 유의 사항은 일단 무조건 보호자가 함께 들어가야 하고, 반려견에게 한시도 눈을 떼서는 안 됩니다. 웬만하면 강아지 구명조끼를 대여해서 입혀야 하고, 낯선 환경 때문에 체력적으로 반려견이 지칠 수 있어 장시간 수영하는 것은 권유하지 않습니다.

- 스몰 토크로 '두부'와의 수영했던 얘기로 시작해 봤어요. 이제 본격적으로 '오리'의 수영 얘기를 듣고 싶은데요. 꾸준히 20대를 통과하면서 다른 운동들도 열심히 해왔잖아요. 해왔던 운동 얘기부터 간략하게 우리 회원님들에게 소개해 주세요.

= 처음 운동하기 시작한 건 고등학교 때이고, 20대 초반에 복싱, 20대 중반에는 크로스핏을 통과해서 지금은 수영을 하게 되었습니다.

- 해왔던 운동과 수영의 차이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 물에서 하는 운동의 특성 때문인지 나 자신에게 가장 집중할 수 있어요. 물속에서는 중력에서 벗어나 몸이 가벼워지고 자유로워지는 느낌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 수영이 오리와 어떤 면에서 궁합이 좋은 것 같아요?

= 저는 수영이 기록으로 경쟁할 수 있다는 게 저와 궁합이 잘 맞는 것 같아요. 시간이라는 기록은 타인과도 경쟁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과거의 저와 비교하면서 스스로 발전을 도모할 수 있잖아요. 기록을 줄여가는 과정이 여러모로 저와 맞는 방식인 것 같아요.

- 일주일의 수영 시간도 궁금해요.

= 월, 수, 금 새벽 6시 연수반 강습과 저녁 8시 반을 동시에 듣고 있고, 남은 요일에는 틈틈이 자유수영에 가려고 해요.

- 새벽 수영은 어때요?

= 아침에 일어나는 건 힘들어요. 그런데 수영장 다녀오는 길에서 뿌듯함을 느끼는 것 같아요. 그 맛에 가는 것 같아요. 수영하는 거 자체는 별반 다르지 않은데 이른 아침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새벽 수영의 원동력이 아닐까 싶어요.

- 예전부터 지상 운동을 꾸준히 해 온 것으로 알고 있고, 최근 체계적으로 훈련 프로그램을 짜서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수영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상 운동을 소개해 주세요.

= 꾸준히 지상 운동을 해오면서 점점 물이 가벼워지고 추진력이 늘었다고 생각해요. 그 중에 효과적인 운동을 소개하자면 상체는 턱걸이, 푸쉬업 코어는 플러터킥, 할로우포지션 줄넘기였어요. 저는 특정 근육을 타깃으로 운동하기보다는 신체 전반에 고루 집중하면서 자세를 생각하며 운동하려고 노력해요. 지상 운동을 하게 된 계기는 생활스포츠지도사 자격증에 도전하면서 개인혼영 기록을 줄이기 위해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수영인에게 꼭 필요한 지상 운동 딱 하나만 꼽자면 턱걸이인 것 같아요. 하체 운동은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한 것 같고, 상체는 하체에 비해 근력이 빠르게 상승하기 때문에 특히 수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등 쪽을 발달시킬 수 있는 게 턱걸이이지 않을까 싶어요.

수영 자격증과 수영 대회에 도전하는 오리 🏅

-단시간에 라이프가드 자격증, 생활스포츠지도사 자격증을 준비하고 시도해 왔잖아요. 자격증에 지속해서 시도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처음에 인명구조반에 지원한 이유는 어릴 때 계곡에서 어떤 분이 사고로 돌아가시는 걸 목격했던 게 트라우마로 남아 있었어요. 그게 마음 한편에 늘 죄책감으로 남아 있었던 거 같아요. 구해드리지 못한 미안함으로요. 그래서 다음에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꼭 구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라이프가드 자격증에 지원하게 되었고, 많은 훈련을 받으면서 스스로 물에 대한 공포심도 많이 줄었던 것 같아요. 이제는 수영을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다른 자격증을 도전하는 것 같아요. 다음번에는 수상안전강사에 도전해 보려고요.

-특별히 수상안전강사 자격증 도전 이유가 궁금해요.

=개인적으로 옛날에 아빠가 조그만 고무보트를 바다로 타고 갔는데 보트가 터진 적이 있었어요. 아빠가 해안 안전 지역을 넘어서 훨씬 멀리 떠내려갔어요. 누나가 당시에 수영을 2달쯤 배운 상태였는데, 엄마가 누나에게 아빠를 구해오라고 얘기했어요. 누나가 어린 나이에 튜브와 함께 바다로 나갔다가 아빠를 구했는데요. 당시에 아빠가 누나를 그대로 잡고 눌렀으면 큰 위험을 초래했을 텐데, 아빠도 튜브에만 가볍게 손을 얹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그때 누나가 아빠를 구해온 게 기적이라고 생각해요. 라이프가드 교육을 받다 보면 25m 거리에 있는 누군가를 구조한다는 게 얼마나 많은 어려움이 있는지 알고 있어서요. 어린아이가 파도가 너울치는 바다에 있는 사람을 구조하러 갔다는 게 지금 생각해 보면 믿기지 않아요.

-최근에는 마스터즈 대회 참여도 했죠. 대회 참여 후기도 들려주세요.

=장애인 선수분들과 함께하는 어울림수영대회에 처음으로 참여해봤어요. 단체전 종목인 혼성 혼계영의 경우에는 그때 매칭된 장애인 선수와 함께 뛰어보기도 했죠. 그 외에 개인전도 참여했는데, 자유형 50m 개인 기록을 가지게 돼서 기뻤어요. 기록이나 등수에 상관없이 같이 운동하는 동료들과 대회에 참가해서 응원하고 협동하고 경쟁했다는 게 너무 즐겁고 행복했어요.

-1년 동안 짧은 시간이지만 강렬하게 수영을 해왔잖아요. 사이에 고비는 없었어요?

=고비는 생활스포츠지도자 시험 실기 2주 전이 최대 고비였던 것 같아요. 훈련량은 많아지고 체력은 점점 떨어지고 심리적 부담감은 극에 달했거든요. 그때 정말 말도 못 하게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 이후로는 웬만한 일은 힘들지 않더라고요. 심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많이 발전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어요.

-언제부턴가 수영인으로서 정체성이 생겼나요?

=라이프가드 과정을 거치면서 수영인으로서의 정체성이 더욱더 확립되었던 것 같아요. 자격증을 따게 되면서 더 마음이 깊어졌던 것 같아요. 또한, 제가 땄던 자격증들이 수영 일과 연계돼 있다 보니, 취미가 일로서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거잖아요. 그러한 차원에서 좀 더 수영인이라고 실감하게 됐던 것 같아요.

-수영 동호회에 들어가게 된 까닭과 어떤 것을 기대하나요?

=수영에 대한 견해를 넓힐 필요가 있어서 들어가게 됐어요. 동호회의 수영 훈련 방법 같은 게 제가 지금까지 경험한 것보다 체계적인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종종 참여해보면서 경험하고 싶어요. 수영을 좋아하는 다양한 사람들 사이에서 새로운 수영과 새로운 훈련을 동시에 경험하고 싶은 게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아요.

헤어디자이너 오리가 수영장에 오면? 💇🏻

- 수경도 여러 개 소장하고 바꿔 끼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수경 스토리도 궁금해요.

= 작년 8월에 수영 처음 할 때는 스완스 노패킹 수경을 착용했어요. 그때 너무 만족하면서 사용하다가 10월에 수상안전 강습반에 들어가면서 강도 높은 운동으로 수경을 사게 되었죠. 렌즈가 어두우면 숨이 차고 심박수가 올라가면서 심리적으로 불안하게 만들더라고요. 그래서 밝은 렌즈인 뷰 노패킹을 수경을 두 개 샀다가 눈에 잘 안 맞는지 계속 물이 들어오는 것 같아서 패킹으로 갈아탔어요. 이후, 아레나 코브라 울트라, 스피도 퓨어포커스, MP 아쿠아 스피어 엑시드 이렇게 차례대로 구입했어요. 이 세 개 중에서  MP 수경을 착용했을 때 기록이 잘 나오고, 시험 때까지 매일 꼈던 것 같아요. 일종의 징크스 같은 거였죠. 시험이 끝난 후에는 심적으로 여유로워졌고, 저한테 맞는 수영을 천천히 알아보고 있어요. 최근에는 아레나 코브라울트라를 주로 사용하는 것 같아요. 제일 시야가 밝거든요.

- 수영복 선택 방법이 있나요?

= 처음에는 유명한 브랜드 수영복을 많이 입었어요. 선수용 수영복의 경우 금방 늘어나는 게 단점이라고 생각하고, 아레나 탄탄이도 입어봤는데 좀 늘어나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러다 센티 수영복을 알게 되었는데요. 센티 수영복은 디자인이 화려해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것 같아요. 센티 수영복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늘어나지 않고, 개인적으로 화려한 디자인도 선호하기도 해서요.

- 직업이 헤어디자이너인데, 헤어디자이너로서 살아가는 것과 수영이 어떤 상관이 있을까요? 서로 영향을 주는 부분이 있을까요?

= 상관관계라면 수영에서 얻은 체력이 활력이 돼서 고객님들께 서비스, 시술적인 부분에서 더 신경 쓸 수 있는 거 같아요.

- 일과 취미의 균형 유지를 어떻게 해요?

= 생활스포츠지도사 시험을 볼 때 본업인 미용 일에 너무 많이 침범했어요. 일을 하는 시간을 무리해서 빼기도 했고, 매출에 타격도 있었죠. 또한, 아내와 함께 시간을 덜 보내는 것이 일상적인 부분에서 드러나기도 했고요. 요즘에는 확실히 시험이 없으니 수영 시간이 조절이 가능해요. 일은 일대로 열심히 하고 시간이 될 때만 수영장에 가서 120% 수영을 하고 와요. 후회가 들지 않을 만큼요.

- 화려한 수영복을 선택하는 이유가 있나요?

= 평소 옷 스타일과는 완전 다른 느낌인데요. 아무래도 미용 일을 하니까 남을 꾸며주는 직업으로 단순하게 입으려고 노력하는데요. 제 수영이 부캐라고 생각해요. 수영장에서만큼은 저도 화려해지고 싶더라고요. 센티가 색감이나 알록달록한 느낌이 제가 원하는 화려함에 도움을 주는 것 같아요.

- 주로 보는 수영 유튜브도 추천해 주세요.

= 유튜브에 올라오는 거의 대부분의 채널을 보는데 <어울림TV>, <류 코치수영 이야기> 두 채널을 가장 많이 보고 최근에는 <skills N’ Talents>라는 채널도 참고하고 있어요

- 다가오는 30대에는 어떤 수영을 하고 싶어요?

= 지금보다 더 빠른 수영을 하고 싶어요. 좋은 자세로 더 빠르게 부상 없이 즐기고 싶어요. 몰두하고 매진하는 과정이 행복해요. 그게 활력이 되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지금의 수영에 대한 열정이 30대를 넘어서 계속됐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