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투킥 스위밍클럽 자유수영 모임에 다녀왔습니다. - by 도리

2주 전, 더욱 무더워지는 날씨와 끝나지 않는 장마에 지쳐갈 무렵 인스타그램에서 재미난 게시물을 발견했어요. 전에 인어가 소개한 레디투킥 스위밍클럽 시즌2 프로그램으로 자유수영 모임을 오픈한다는 글이었는데요. 반갑고 또 궁금한 마음에 바로 레디투킥 홈페이지에 들어가 모집 글을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레디투킥 스위밍클럽은 더 많은 사람들과 수영의 즐거움을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 출발했다고 하는데요. 좀 더 자주, 부담 없이 물속에서 만날 수 있도록 자유수영 모임을 만들었다고 해요. 첫 번째 스위밍클럽은 수영장을 대관해 강사님과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이번에는 별도의 강사님과 프로그램 없이 각자 자유롭게 수영을 즐기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준비물도 자유수영 입장료(4000원)와 개인 장비뿐이었어요. 말 그대로 정말 ‘자유수영 모임’ 인 거죠. ‘누구든 가볍게 와서 수영 한판 시원하게 즐기고 수영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 반갑게 이야기 나누고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개 글을 읽어 내려가니 설레는 마음이 점점 생기기 시작했어요.

가끔 네이버 카페나 각종 커뮤니티에서 자유수영 모임이 진행되는 것을 보곤 했는데, 레디투킥의 자유수영 모임에는 어떤 특별함이 있을까 기대됐는데요. 모임에 참여하면 출석할 때마다 귀여운 오리발 도장을 찍어주는 멤버십 카드를 받을 수 있고, 도장을 세 개 모으면 특별한 선물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수영복, 수모, 킥판, 가방 등 레디투킥의 제품들과 레디투킥이 소개하는 친구 브랜드의 제품도 체험할 수 있었어요. 레디투킥이 여는 자유수영 모임 자체도 특별하다고 생각했는데, 매력적인 혜택을 보니 이번 모임에 꼭 참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빠르게 신청하고, 참여 확정 안내를 받고 일주일 뒤 서울숲복합문화체육센터로 향했습니다.

수영장에 도착해서 레디투킥 팀원분들과 인사를 나누고 제 이름이 적힌 멤버십 카드를 받았어요. 카드에는 노란색 오리발 도장이 하나 찍혀있었는데 정말 귀여웠습니다. 그리고 요헤미티-워터 기프트 세트와 사전에 체험을 신청한 신상 수영복을 건네받았는데요. 풀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부터 수영을 좋아하는 마음을 한 아름 건네받은 것 같아 샤워하는 내내 저도 모르게 기분 좋은 웃음이 새어 나왔습니다.

이번 모임에서 자유수영을 함께 즐기는 것 외에 제가 가장 기대했던 것은 제품을 체험해 보는 것이었는데요. 새로 나온 파랑 수영복을 착용해봤습니다. 탈의실에서 입어만 보고 반납해야 하는 줄 알았는데, 입고 수영해도 된다고 말씀해 주셔서 물에 들어가 수영도 해볼 수 있었어요. 물 밖에서 수영복이 내 몸에 잘 맞더라도 물속에서 수영하면 불편한 부분이 생기기도 하는데 궁금했던 제품들을 직접 사용해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풀에 들어가 보니 수모, 킥판 등 다른 용품들을 체험하고 계신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수영하는 동안 따로 이야기는 못 나눴지만, 건너편 레인에서 레디투킥 꽃무늬 수모를 착용하고 유유히 수영을 즐기고 계신 분을 볼 때면 왠지 반갑기도 했습니다.

1시간의 수영을 마치고 밖으로 나와 1층 테라스에서 자유수영 모임을 함께한 분들과 이야기하는 시간도 가졌는데요. 어떤 마음으로 이번 모임에 나오게 됐는지, 초급, 중급, 상급 레인 중 오늘 어느 레인에서 수영을 즐겼는지, 평소 강습 또는 자유수영 등 어떻게 수영을 즐기는지, 오늘 어떤 제품을 체험해 봤는지 등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저는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라 수영 강습 때도 거의 말을 안 하는데, 처음 보는 분들과 따로 또 같이 자유수영을 즐기고 모임에 참여한 소감과 궁금했던 점을 나눌 때는 젖어있던 머리칼이 그새 마를 정도로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수영장에서 친해진 사람들끼리 수영장 밖에서도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내는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했어요.

집에 돌아가며 처음으로 참여한 오늘의 자유수영 모임을 다시 떠올려 봤어요.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물속에서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는 감각이 편했고, 각자의 레인에서 수영했지만 비슷한 모양의 물길을 그리며 나아가는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본 기억도 났어요. 아마 수영을 좋아하고, 레디투킥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 물길도 닮았던 거겠죠? 또 수영을 마치고 물 밖에서 수영을 좋아하는 마음을 나눌 때는 지금까지 몰랐던 수영의 세계를 알게 된 기분이었어요. 늘 혼자 자유수영을 다녔는데, 다른 분들과 따로 또 같이 수영을 즐기는 경험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즐거웠습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는 다음 자유수영 모임이 벌써 기다려지네요.

✴️ 레디투킥을 위한 작은 안내서 - by 물개

레디투킥은 작년에 런칭한 수영을 모티브로 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입니다. 브랜드의 핵심 키워드인 킥은 발로 차는 동작을 뜻하면서 동시에 웃음을 참지 못해 터뜨리는 소리라고 하는데요. 양수현 대표는 수영인들이 킥킥 웃을 수 있는 제품들을 만들고 싶었다고 해요. 실제로 양 대표도 물속을 빌려 자주 웃었던 수영인이기도 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수영의 재미를 알았으면 좋겠어요.”

양 대표는 레디투킥이 판매하는 꽃 수모 후기 가운데 '이거 쓰고 친구들이랑 놀러 갔는데 깔깔 웃었어요.', '친구들끼리 돌아가면서 한 번씩 써봤어요.' 등의 얘기에 기분이 좋았다고 해요. 친구들과 수영하는 날은 한 해에도 몇 차례 없는 소중한 이벤트잖아요. 그런 날에 레디투킥 제품과 함께 웃음꽃 가득한 수영 현장을 만들었다면 제품을 만든 이로서 더없이 뿌듯했을 것 같습니다.

레디투킥 제품들의 라벨에는 4컷 만화가 등장하는데요. 작은 발을 가진 오리가 오리발을 신고 세상으로 호쾌하게 걸어 나가는 장면으로 만화는 끝납니다. 세상의 기준으로 봤을 때 작은 발을 가진 오리는 표준에서 벗어나는 오리겠죠. 만화 속 오리는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에게 딱 맞는 오리발을 신은 채 어디론가 떠납니다. 

문득 레디투킥이 지향하는 브랜드의 방향과 제품들의 면면을 살펴보면서 수영의 자리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됩니다. 수영은 묘하게 운동과 여가 사이에 존재합니다. 언제는 뚜렷하게 운동이면서도, 또 언제는 삶을 이완해 주는 여가가 되어주기도 하죠. 운동과 여가의 영역을 동시에 아우를 수 있는 건, 역시 수영 본연이 가지고 있는 기쁨이라는 속성과 맞닿아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기쁨을 킥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고 이를 물건으로 직조해 나가는 시도, 레디투킥의 물속 동작은 지금껏 우리가 보지 못한 스마일 무늬를 띄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