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수영이 더 자유로워지면? 전국자유수영 카페 운영자 인터뷰 - by 물개

지난해 10월, 열다섯 번째 뉴스레터에서 전국자유수영 카페를 다룬 적이 있습니다. 서울 사는 인어가 회사 휴일을 틈타 자유수영 원정을 떠날 때 많은 도움을 얻은 카페였어요. 이처럼 기존에 다니던 수영장이 아니라면, 수영장이 직접 운영하는 사이트를 방문해 정보를 찾아야 하는 불편함을 느껴본 적 있으실 겁니다.

이런 우리에게 전국자유수영 카페는 자유수영을 더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돕는 소중한 곳입니다. 처음에는 서울 지역 정보로 시작해, 지금은 전국으로 확장하고 있어요. 곧 팔도의 모든 수영장 정보를 담을 예정인 전국자유수영 카페, 이번 레터에서는 물개와 카페 운영자분의 서면 인터뷰를 담아보려 합니다.

-안녕하세요. 소개 부탁드립니다.

=전국자유수영 카페 운영자입니다. 6살 때 처음으로 동네 근처 YMCA에서 수영을 시작했고, 30대 중반이 된 지금 직장생활을 하며 틈틈이 자유수영을 즐기고 있는 동호인입니다.

-전국자유수영 카페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전국의 수영장/자유수영 정보를 한곳에 모아 소통하는 카페입니다. 카페에 접속하면 지역 단위로 카테고리가 나뉘어 있고, 원하는 수영장을 클릭하면 자유수영 운영 시간, 수영장 규격, 요금, 주차 여부 등 필요한 정보들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카페를 만든 이유가 궁금해요.

=대학생 시절 척추 7마디를 융합하는 수술을 받았는데요. 재활하는 과정에서 혼자 자유수영을 즐기는 습관을 가졌습니다. 자연스럽게 집 근처 다양한 수영장을 이용하며 자유수영을 즐겼죠. 생각보다 주변에 수영장이 많았는데 자유수영 시간이 제한되고, 수영장별로 자유수영 정보 공유 방식이 제각각이라 정보를 검색하는 데 불편했어요. 수영인 중 ‘저와 같은 불편함을 겪는 분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카페를 열었습니다.

-지역별 수영장 정보를 정리하면서 데이터가 쌓였을 것 같은데, 특이점이 있을까요?

=카페 이용자분들의 검색 편의성을 높이고 세분화된 니즈를 반영하기 위해 #토요일, #공휴일, #킥판사용 등과 같은 해시태그 키워드를 포함하여 콘텐츠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정보에 해수풀이라고 쓰인 곳도 있습니다. 해수풀만의 장점이 있을까요?

=피부나 머릿결에 대한 자극이 일반 풀에 비해 덜한 것 같습니다. 특히 장시간 수영하거나 아토피가 있는 분들은 해수풀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특별히 소개해주고 싶은 수영장이 있을까요?

=모두 채광이 잘되는 지상에서 자유수영을 즐길 수 있는 곳들을 추천하고 싶어요. 인천 드림파크 스포츠센터, 분당 황새울 국민체육센터, 서울 서울숲복합문화체육센터가 있습니다.

저와 인어도 마침 서울숲복합문화체육센터를 방문한 적이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한적한 평일 낮에 통유리를 타고 쏟아지는 햇빛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던 곳인데, 운영자분께서 한 번 더 짚어주셔서 저희의 경험이 공식 인증받은 기분이었어요. 추천해주신 나머지 두 곳도 기회가 되면 꼭 가보고 싶습니다.

또 인터뷰에서는 실내 수영장이 맞닥뜨리고 있는 이슈와 자유수영 운영 방향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물이 부족해 요일별로 퐁당퐁당 운영(격일 운영)하는 수영장이 있다는 걸 카페를 통해 알게 됐습니다.

=물 부족 이슈는 현재 가뭄 등으로 인해 전라남도 쪽이 심각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수영장뿐만 아니라 지역의 공장 가동과 같은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하루빨리 물 부족 이슈가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수영장이 장애인·임산부에게 열려 있지만, 여전히 당사자 입장에서 이용하기 어려운 것도 현실인 것 같습니다. 이용자층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수영장 사례도 알고 싶습니다.

=장애인 프로그램의 경우 지역마다 어울림 센터 혹은 곰두리 체육센터라는 이름을 가진 곳들이 나름대로 잘 운영되는 것 같습니다. 추가로 광주시 문화스포츠센터에서 영아 수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아카이빙하면서 보니, 서울에서 영아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수영장이 많이 없더군요. 일본이나 호주 같은 곳은 24개월 이하 아이들도 부모와 함께 물속에서 교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많이 있는 것과 확실히 대비됩니다.

-제가 다니는 수영장의 경우, 자유수영 레인 구분이 초급/중급/상급/교정/연수로 구분돼 있습니다. 레인 구분에 대해서도 생각하신 지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시간대나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걷기/연습레인(퀵턴 연습 등), 초급레인(킥판/풀부이 사용 가능), 오리발 이용 가능 레인 등도 운영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수영장 차원에서 자유수영은 어떻게 운영하면 좋을까요?

=평일에 하루 휴관하더라도 주말/공휴일에 이용할 수 있는 곳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추가로 장비 사용 가능 여부, 해수풀 여부(수질 관리 방식), 수심 등 기본적인 수영장 정보에 대해서 더욱 통합적이고 투명하게 공유가 되면 좋겠습니다.

이용자 수가 적은 지역의 수영장 혹은 시간대의 경우, 단체 프로모션과 같은 행사를 도입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를 들어 수영장과 동호회의 커넥션 구축을 통해 수영장이 운영된다면 수영장 입장에서도 수익적인 측면을 개선할 수 있고, 동호회 입장에서도 수월하게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욱더 다양한 방식으로 자유수영을 즐길 수 있는 수영 문화가 조성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전국의 수영장 정보를 정리한 다음, 카페의 운영 방향도 궁금합니다.

=수영을 진심으로 즐기시는 분들과 공감대를 형성해 소통해나가고 싶고요. 콘텐츠 방향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호주의 본다이 비치 아이스버그 수영장 같은 전 세계 멋진 수영장에 대한 콘텐츠나, 수영 브랜드에 대한 콘텐츠를 쌓아나가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전국자유수영 카페와는 이상한 동질감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저희는 지난해 7월부터 뉴스레터를 운영하기 시작했고, 카페는 9월부터 개설되었는데 서로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거죠.

그간 꾸준히 레터를 발행하면서 전국자유수영카페에도 켜켜이 수영장 정보들이 쌓여나가는 것을 보고 괜히 뿌듯하고 든든했습니다. 운영자분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자유수영을 둘러싼 수많은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고, 카페의 운영 방향과 앞으로의 자유수영에 대한 이야기도 엿들을 수 있었는데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인터넷 세상에 수영 정보를 발신하고 있지만, 어렴풋이 비슷한 태도를 공유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지금까지 쌓인 수영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하고 새로운 수영 문화에 대해서 제안해보는 것, 자유수영 시간에 이름 모를 은인을 만나 자세를 교정받은 기분입니다. 이 기분과 이 자세 유지한 채 다음 자유수영을 맞이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