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대회를 직접 챙겨 보며 발견한 재미들 - by 물개

지난 30일(목) 경기를 끝으로 2023년 경영 국가대표 선발대회가 끝났어요. 대회의 모든 경기는 대한수영연맹 유튜브 채널을 통해 중계됐는데요. 대회가 끝난 지금도 유튜브 채널에서 대회의 모든 경기를 확인하실 수 있고, 결과와 선수들의 기록이 궁금하신 분들은 대한수영연맹 홈페이지를 통해 일목요연하게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지난 레터에서는 대회의 개괄적인 소개와 함께 선수들을 중심으로 한 관전 포인트를 썼습니다. 뚜껑을 열고 지켜본 대회의 모습은 기대를 모은 선수들의 활약과 예상치 못한 선수들의 활약으로 볼거리가 다채로웠습니다. 특히 선수들이 등장할 때 웅장한 음악과 함께 백보드 판으로 선수들의 모습과 경기 각오 한 마디가 나올 때는, 유튜브로 시청하는데도 현장감이 물씬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다만 경기장 환경과 중계 상황에 대한 아쉬움은 있었습니다. 주변 조명을 어둡게 처리하고 선수들이 경기를 펼치는 풀장만 하이라이트 조명으로 비췄다면 보다 경기에 대한 집중도가 생기지 않았을까? 또 경기가 벌어지는 긴박한 상황에서 선수들이 없는 빈 풀장을 비추는 카메라 화면이 그대로 중계된 모습은 다소 허술하기도 했습니다.

언더워터 상황을 보여주는 수중카메라 중계 환경(아래 영상)이 갖춰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역동적인 헤엄을 보다 면밀히 바라볼 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유튜브 실시간 댓글로도 올라오기도 했고, 중계 해설진도 언급하더군요.

물론 현실적인 여건으로 모든 것을 반영하기는 힘들겠지만, 출중한 선수들의 멋진 퍼포먼스를 잘 기록하고 대회의 흥행을 위해 필요한 대목이라 여겨집니다. 

모든 경기는 방승훈(부천시청) 감독과 임재엽(PYD swim club) 총감독의 해설과 함께 볼 수 있었는데요. 수영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과 함께 선수들에 대한 재미난 에피소드들도 엿들을 수 있어 경기를 보는 또 다른 즐거움이었습니다.

자, 그렇다면 대회 일자별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선수들을 중심으로 살펴볼게요. 

✔3월 25일(토) 대회 1일 차 : 여자일반부 자유형 1500m 한다경(전라북도체육회) 선수의 결승을 봤습니다. 결승 패드를 터치하는 순간 다소 아쉬워하는 한 선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이유는 FINA 국제수영연맹 A 기준 기록보다 살짝 못 미쳤기 때문이에요. 한 선수가 기록한 B 기준 기록은 FINA의 초청을 받아야만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고 합니다. 레이스를 마친 한 선수는 “후반 레이스에서 조금 처진 느낌이 들어 보완점을 찾은 것 같고, 다음번에 만족스러운 레이스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침착하게 소회를 밝혔습니다. 또 본인 종목인 여자일반부 자유형 1500m 종목에 참여 선수가 3명뿐인 상황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어요. “거리가 길다 보니 종목에 대한 거부감이 들 수 있는데, 레이스 내내 좋은 마음가짐이나 희열을 많이 느낄 수 있어 많은 선수와 함께 레이스를 펼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종목에 대한 애정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3월 26일(일) 대회 2일 차 : 남자일반부 배영 200m 이주호(국군체육부대) 선수의 결승을 봤습니다. 1위로 마친 이 선수는 “국제 대회뿐만 아니라 국내 대회도 항상 열심히 준비하는데, 준비한 만큼 기록이 나온 것 같다. 7월에 있을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더 좋은 결과 있을 것 같다”고 본인 레이스에 대한 만족과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습니다. 여자일반부 배영 200m 이은지(방산고) 선수와 김승원(구성중) 선수의 결승도 있었어요. 이 선수가 무난히 1위로 끝마칠 것으로 예상했으나, 새롭게 등장한 중학교 1학년의 김 선수의 맹렬한 추격이 있었어요. 레이스를 마친 이 선수는 슬램덩크의 강백호 선수에게 빠져 있다며, 빨갛게 머리를 염색하고 인터뷰장에 나타났습니다. “작년부터 주로 200m를 열심히 해왔는데 너무 아쉽다”며 1위를 했음에도 기록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3월 28일(화) 대회 4일 차 : 여자일반부 개인혼영 200m 김서영(경북도청) 선수의 결승을 봤습니다. 영법별로 물을 정말 잘 타는 특유의 레이스를 펼치면서 FINA 국제수영연맹 A 기준 기록을 통과하며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또 남자일반부 접영 50m 결선에서 백인철(부산광역시중구청) 선수는 23초 50을 기록하며 한국 신기록을 세웠어요. 그는 생애 첫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출전하게 됐습니다. 백 선수는 인터뷰에서 “진천선수촌에서 수영하면서 웨이트를 많이 했던 게 비결이었던 것 같다”고 본인만의 비법을 밝히기도 했어요. 

✔3월 29일(수) 대회 5일 차 : 여자일반부 접영 100m 김서영(경북도청) 선수의 결승. 그는 58초 48의 기록으로 개인혼영 200m에 이어서 접영 100m까지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남자일반부 자유형 200m 결승 황선우(강원도청) 선수의 결승(아래 영상)을 봤습니다. 이호준(대구광역시청) 선수가 끝까지 맹추격하며 황 선수와의 멋진 대결을 보여줬는데요. 결승전 패드까지 결과를 예측하지 못할 만큼, 접전이었어요. 황 선수는 “이호준 선수가 정말 좋은 기록을 달성해 같이 기쁘다”고 인터뷰했죠.

또 김우민(강원도청) 선수까지 한 종목에서 FINA 국제수영연맹 A 기준 기록을 3명이 통과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자유형 200m 종목에서 1위부터 4위까지 차지한 선수들은 자동으로 단체전 계영 800m 종목에도 출전한다고 합니다. 자연스레 계영 800m 단체전 종목에도 관심이 쏠리게 됐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