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가 6월(프라이드달)을 맞이하는 방법 - by 물개

아디다스(Adidas)는 6월 성소수자 자긍심의 달(프라이드달 : pride month)를 맞아 프라이드 수영복을 지난 5월 15일에 출시했습니다. 출시 직후,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반향이 일었는데요. 원피스 수영복을 생물학적으로 남성으로 보이는 모델이 입고 있었기 때문이죠. 가슴털이 있고, 가랑이 부분이 불룩한 사람이 원피스 수영복을 입고 있는 사진은 쉽게 볼 수 없었던 모습입니다.

아디다스는 모델의 성정체성에 대해서 남성인지, 트렌스젠더인지 따로 언급하지 않았어요. 다만, 프라이드 수영복이 여성 수영 제품군으로 분류됐을 뿐이죠. 참고로 모델은 아디다스 남성복 카테고리에서 남성용 운동복을 입고 등장했던 적도 있습니다. 화보는 SNS 등지에서 일파만파 퍼지면서 역풍을 맞이했습니다. 대체로 비난하는 네티즌들은 아디다스 브랜드에 대해 워키즘(Wokeism : 깨어 있는 척)이라고 말하며, 아디다스 브랜드에 대해 보이콧을 외치기도 했습니다.

비난의 주를 이루는 메시지는 프라이드 수영복을 여성 수영복으로 마케팅하지 말고 차라리 성소수자 카테고리를 만들어서 판매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유명 인사들의 볼멘소리도 한층 더 논란의 불을 지폈는데요. 수영선수 출신의 여성 인권 운동가 라일리 게인스는 “화보가 나에게 말하는 것은 여성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이런 일을 벌이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얘기했고, 공화당의 마조리 테일러 하원의원은 “인구의 절반인 여성을 소외시키고, 인구의 1%도 안 되는 트렌스젠더를 향한 마케팅을 왜 하려고 하는가?”라며 날 선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아디다스는 이러한 원성을 예상한 듯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다만, 동일한 프라이드 수영복 제품을 플러스 사이즈 여성 모델이 착용한 모습을 여성 수영복 섹션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여러 인기 브랜드가 트랜스젠더 또는 논바이너리(남성과 여성으로 구분하는 기존의 이분법적인 성별 구분에서 벗어난)의 사람들을 광고에 등장시키면서 전통적인 이분법적 젠더 규범을 무너뜨리려는 시도가 존재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4월 맥주 회사인 버드라이트에서는 트랜스젠더 틱톡커 딜런 멜베이니((Dylan Mulvaney)를 모델로 기용했는데, 역시 불매운동을 맞닥뜨리기도 했습니다.

수영복 이외에도 트렌스젠더는 수영계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트렌스젠더 수영 선수 리아 토마스가 지난 2022년 미국대학스포츠협회가 주관한 수영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는데요. 그는 생물학적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수영 선수로, 최초의 우승자 타이틀을 거머쥐었습니다. 토마스가 다른 여성과 경쟁하는 것이 과연 공정한지에서부터 그의 우승 이후에는 많은 질문들이 뒤따랐습니다.

수영은 역사적으로 성별 이분법적으로 남녀가 뚜렷하게 구분된 운동이었습니다. 남녀공용 혹은 유니섹스 수영복이라는 말은 말조차도 참 어색하게 느껴지는 연유도 역사로부터 비롯되었을 것입니다. 아디다스는 프라이드 수영복을 출시함으로써 수영이 오랫동안 지켜온 성별 규범에 대해 도전하게 된 셈인데요. 반대 여론이 형성될 것을 당연히 알면서도, 지금 맞닥뜨리고 있는 현재에 대해 결코 외면하지 않겠다는 아디다스의 의지가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아디다스는 이번 프라이드 수영복을 남아프리카 출신의 디자이너 리치 므니시(Rich Mnisi)와 협업했습니다. 자기표현, 상상력 그리고 사랑이 하나로 뭉친다는 확고한 믿음을 수영복 디자인에 반영했는데요. 므니시는 “사랑이 당신의 유산이 되게 하십시오.”라고 말하면서 프라이드 수영복이 아름다워질 수 있도록 유동성, 색상 및 패턴에 대해 철저히 연구했다고 합니다. 므니시와 아디다스가 공동으로 디자인한 이번 프라이드 수영복은 “우리는 모두 독특하지만 모두 사랑으로 연결돼 있고, 생동감 넘치는 프린트가 하루를 즐겁게해 줄 에너지를 선사해줄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스윔아울렛과 프라이드 스윔 컬렉션 - by 도리

6월 프라이드달을 맞이한 또 하나의 수영 플랫폼 소식을 전합니다. 바로 국내 수영인들에게는 수영복 직구 사이트로 유명한 스윔아울렛의 프라이드 컬렉션인데요. 이 컬렉션은 프라이드달을 기념해 출시된 여러 브랜드의 수영복과 수모, 그리고 킥보드, 비치타월, 물놀이용품 등 성소수자 운동을 상징하는 무지개색의 다양한 수영용품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컬렉션에 포함된 상품 수익의 일부는 LGBTQ+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It Gets Better Project에 기부된다고 합니다.

사실 저는 이번에 프라이드 스윔아울렛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여러 수영 커뮤니티나 블로그에서 예쁜 수영복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하기 위해 해외직구를 했다는 이야기를 가끔 봤는데, 알고 보니 바로 그 해외직구 사이트가 스윔아울렛이었던 거죠. ‘수영복 해외직구 사이트’라는 특성 이외에 스윔아울렛에 대해 궁금증이 생겨 조금 더 알아봤습니다.

스윔아울렛은 수영과 물 주변의 모든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미국의 전자상거래 브랜드입니다. 수영은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라는 신념을 바탕으로 수영선수부터 취미 수영인, 수상 스포츠 애호가까지 모든 물 애호가를 위한 제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세계 최대의 수영용품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는 명성에 걸맞게 다양한 품목의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책정하고 있고, 결제, 배송, 반품, 고객상담, 멤버십 서비스 등 상품 구매와 관련된 모든 과정에서 질 좋은 서비스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눈에 띄었던 점은 스윔아울렛이 단순히 수영용품을 판매하는 사이트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스윔아울렛은 여러 관점에서 수영용품을 구매하는 데 참고할 만한 수영 문화와 가이드라인을 소개하는 전문가의 조언 코너와, 스윔아울렛의 직원들이 직접 수영 문화를 다룬 공식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계정을 운영하며 수영인이라면 공감할 만한 수영 유머나 팁을 공유하거나 새로운 상품 컬렉션, 캠페인 등을 효과적으로 소개하는 영상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수영용품 사이트를 넘어 스윔아울렛은 수영문화를 소개하고 선도하는 하나의 플랫폼으로써 자리매김하고자 하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스윔아울렛 로고 (출처 : 스윔아울렛 공식사이트)

이렇게 스윔아울렛에 대한 정보를 더 얻고 다시 스윔아울렛의 프라이드 컬렉션을 보니, 지난 20여년 동안 ‘수영은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라는 슬로건 아래 가장 큰 규모의 수영용품 컬렉션을 제공해온 이들의 신념이 더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듯했습니다. 어쩌면 스윔아울렛에 있는 수많은 제품너머에는 모든 사람들이 수영을 더욱 편안히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응원의 마음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