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라이프라드 최종테스트 - by 물개

💝라이프가드 교육 1주 차 과정 복습 : https://stib.ee/nZ17

💝라이프가드 교육 2주 차 과정 복습 : https://stib.ee/wU47

💝라이프가드 교육 3주 차 과정 복습 : https://stib.ee/AX77

2월 25일 토요일 최종테스트

잠을 통 못 잤습니다. 3주 동안 열심히 훈련받은 것이 고스란히 결정되는 날이라 긴장되기도 했고,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들었습니다. 삼삼오오 모인 다른 분들의 모습도 수심으로 가득한 저의 모습과 비슷해 보였습니다. 다들 좋지 않았던 수면에 대해 작은 불만을 늘어놓았고, 함께 떨리는 마음을 함께 추슬렀는데요.

그래도 3주 동안 주말 내내 붙어 있던 사람들과 교육을 받은 장소에서 시험을 볼 수 있었던 건 다행이었습니다. 시험은 필기를 먼저 봤고, 익수자 역할을 도와주실 대한적십자사 강사분들과 대한적십자사 강원지사의 평가관분들이 도착한 뒤 바로 실기로 이어졌습니다.

09:00-09:30 필기

필기시험도 수영장에서 보았습니다. 다른 응시 후기를 보니 교실에서 필기시험을 보고 수영장으로 이동하시는 분들도 있던 것 같은데, 저희는 수영장에 별도 공간이 없어서 수영장 바닥에 킥 판을 깔고 거기에 앉은 채로 시험을 보았습니다.

필기시험은 총 20문제로 각 문항의 점수는 5점이었고, 60점을 넘어야 합격이었습니다. 아무리 실기 시험을 잘 봐도 필기 시험이 60점 미만이면 재시험을 봐야 했는데요. 문제의 난이도는 그리 쉬운 편은 아니었습니다. 교육 과정에서 배부해준 3권의 책을 꼼꼼히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문제들이 많았습니다. 또한, 저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기출 문제를 거의 풀지 않았는데, 확실히 기출 문제를 몇 번 풀어본 사람들이 여유 있게 시험을 보신 것 같았습니다.

10:00-13:00 실기

필기시험을 마치고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뒤 익수자 역할을 해주실 강사님 네 분과 강원도에서 오신 평가관 두 분이 도착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시험 분위기가 물씬 들었는데요. 어쩐지 실기 실험을 치르게 될 다이빙풀이 평소보다 더 차갑게 느껴졌습니다. 실기 시험은 평가 과목은 동일하지만, 일정이나 수영장 컨디션에 따라서 과목 순서가 조금 달라질 수 있다고 합니다.

사전테스트에서는 자유형과 평영으로 진행했는데, 최종테스트에서는 자유형이 빠지고 그 자리에 횡영으로 채워졌습니다. 아무래도 훈련 과정 내내 새롭게 익히고 구조 영법으로서 강조되었던 횡영이 평가 과목이 되는 건 당연했습니다. 3분 이내의 시간제한이 있었는데, 다들 열심히 갈고닦은 실력으로 너끈하게 통과했습니다.

최종테스트에서 가장 어려운 과목으로 꼽히는 중량물 5kg 운반은 시험 초반에 맞이했습니다. 아무래도 체력을 쓰지 않은 초반에 운반 시험을 보는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최 측의 배려가 느껴졌습니다. 그럼에도 시험에서 맞이한 중량물 5kg의 무게는 여전히 만만치 않았습니다. 25m는 왜 이렇게 길게만 느껴지는 건지, 중간중간 이를 악물면서 헤엄을 쳤는데요. 무사히 도착점에 다다른 뒤에야 비로소 환히 웃을 수 있었습니다.

맨몸구조에서 가장 시험에 많이 나오는 구조법은 수하접근이라고 합니다. 의식 있는 익수자를 맞닥뜨렸을 때 다이빙에서부터 뒤로 접근해서 구조 배영 이후에 가슴을 잡고 구조 횡영으로 이어지는 데까지 구조자의 많은 부분들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저희 역시 수하접근이 맨몸구조의 평가 구조법이었습니다.

4)장비구조 (뻗어돕기/뒤집기/감아묶기 중 1가지)

레스큐튜브를 통한 장비구조법에서는 뒤집기 구조법이 평가 대상이었는데요. 레스큐튜브를 어떻게 파지하는지부터 평가관분들이 매의 눈으로 지켜보셨기 때문에 평소보다 정확하게 잡으려고 했습니다.

익수자가 급작스럽게 구조자를 덮쳤을 때 풀기 방법으로 총 3가지를 익혔는데, 시험 과목에서는 손목 풀기가 나왔습니다. 익수자 역할을 담당했던 강사분들의 노련한 솜씨 덕분에 긴장하지 않고 시험을 볼 수 있었습니다.

경척추환자 구조법 시험은 다이빙풀에서 이동해 얕은 물에서 진행됐습니다. 저는 처음에 신호를 착각해서 무심결에 풍덩 하고 들어갔는데, 경척추환자의 구조법은 입수할 때부터 경척추의 손상을 입힐 수 있는 물살을 일으켜서는 안 되기 때문에 조심히 들어가는 게 중요했습니다. 평가관분에게 다시 입수하라는 신호를 받고서 아주 조심히 들어갔지만 이 부분은 감점이 됐을 것 같네요.

실기 시험 시작 전에 관계자분께서 ‘실기 시험 이 세 가지만큼은 꼭 통과 기준을 넘기셔야 한다’라고 했던 게 중량물 5Kg 운반과 입영, 그리고 잠영이었습니다. 잠영은 25m가 만점이고, 20m가 합격 기준이었는데요. 저는 훈련 때 한 번도 25m에 다다른 적이 없었고, 훈련 말미에 겨우겨우 20m만 넘는 수준이었는데요. 그런데 최종테스트에 비로소 25m를 채웠습니다. 물속에서 숨을 ‘음’하고 내뱉은다면 조금 더 나아질 것이라는 주변 조언을 잘 챙겨 시험에 임하니 순조로웠습니다. 저의 한계를 뛰어넘은 것 같아 시험 시간 가운데 가장 기뻤던 순간이었습니다.

입영은 2분 미만은 실격이고 3분이 만점 기준이었습니다. 양손을 든 채로 지속해서 로터리킥을 차야 했는데요. 5m 수심의 다이빙풀에서 진행되는 만큼 물에 잘 뜨는 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했습니다. 1분 30초부터는 ‘시간이 이기냐 내가 이기냐 질 수 없다’의 심정으로 버티기에 돌입했는데요. 다들 동일한 마음이었던 것처럼 모두 3분 넘게 입영에 성공했습니다.

다이빙풀에서 벌어진 시험은 모두 끝마쳤고, 마지막으로 교육 2주 차에 익혔던 심폐소생술(CPR)과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법에 대한 테스트로 이어졌습니다. 실습 모형인 애니와 자동심장충격기가 주어지고, 평가관분이 성인/소아/영아 중에 한 명의 상황을 특정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라이프가드 자격증은 실내수영장이나 해수욕장, 호텔 등지에서 라이프가드로 일할 수 있는 요건이 되고, 수영장의 자격 요건에 따라서는 수영 강사로도 취업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취업의 목적이기보다는 취미의 연장선으로 라이프가드 자격을 취득하게 되었는데요. 저와 같은 동기를 지닌 계신 분들도 더러 계실 것 같아, 꼭 직업으로서가 아니라 취미의 생동감을 불어넣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추천하는 바입니다

제가 참여한 교육 과정은 주말반이었는데, 아침부터 초저녁까지 이어지는 강도 높은 훈련으로 지칠 만한 스케줄이었던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교육 과정 중반부터는 대부분의 수강생들이 각종 통증이나 경미한 부상을 겪었는데요.

또한 수영을 전혀 못 하시는 분들보다는, 어느 정도 수영을 할 수 있는 분들, 특히 구조 영법에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평영에 자신이 있는 분들이 지원한다면 보다 수월하게 교육 과정을 마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통상적으로 구조 영법은 수경을 벗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시력이 좋지 않으신 분들, 물속에서 눈을 뜨기 어려우신 분들에게는 다소 힘든 과정일 수 있습니다.

교육 초반에는 깊은 물에 대한 공포심이 있었는데, 이제는 5m의 다이빙풀에 대해서도 두려움이 많이 줄어든 것 같아요. 긴 시간 동안 헤엄치고, 물에 빠지기도 하고, 누군가를 구조해보기도 한 경험이 저에게 미지의 공포의 대상이기만 했던 깊은 물을 더 이상 겁먹지 않고 마주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자격 취득의 과정이 될 수도 있고, 취미의 확장이 될 수도 있고, 물에 대한 공포심을 해소해줄 수 있는 대한적십자사 라이프가드 교육 과정 한 번 진하게 겪어보실래요? 최종테스트까지 4주 동안의 연재 과정 바라봐주신 모든 분들 레터를 빌려 감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