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혹시 강습반에서 에이스인가요?

#서울숲_신상_수영장_방문기 #중급반_에이스

2022.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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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편] 💪당신도 혹시 강습반에서 에이스인가요?

남도스포츠인이 전하는 수영 이야기 열아홉 번째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9시에 새 레터를 보내드립니다. 지나간 레터는 '여기'서 다시 보실 수 있어요.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주세요.

레터 19편에서는 물개와 인어가 다녀온 서울숲복합문화체육센터 후기와 중급반 에이스로 거듭났지만 성장을 위한 고통을 겪는 물개 이야기 등을 담았어요.

오늘도 편안하고 여유롭게 즐겨주세요!

평일 서울숲에서 만난, 호텔 수영장 같았던 이곳 - by 인어&물개

2주 전, 모처럼 시간이 난 저와 물개가 수영 메이트가 된 이야기를 들려드렸죠. 둘이서 시너지가 나는 수영을 한 것 외에 서울숲복합문화체육센터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감탄을 멈출 수 없었거든요. 공공 체육시설인데 마치 호텔 수영장 같았습니다. 오픈한지 6개월도 안 된(22년 6월 오픈), 신상 수영장이기도 합니다.

센터로 가는 길부터 참 청량했죠. ⓒ인어

센터는 대중교통 기준, 서울 지하철 2호선 뚝섬역 1번 출구에서 도보 5분 거리입니다. 정확한 주소는 성동구 왕십리로11길 19(성수동 1가 685-63)이죠. 카페와 편집샵이 늘어선 소위 '힙한 거리'를 지나며 센터에 다다를 수 있었어요. (센터는 주차장도 두고 있고, 셔틀버스도 운영합니다)

센터를 들어서면 책이 꽂힌 높은 서가의 홀을 만날 수 있습니다. 1층에는 간식과 음료를 먹을 수 있는 카페도 있고요. 이곳을 지나 3층으로 향하면 수영장으로 들어가는 길을 만날 수 있어요. 내부 공간 사진을 공유하면 이렇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수영장이겠죠. 성인풀은 5레인(수심 1.3m), 유아풀(0.45m) 이렇게 마련돼 있어요. 당연히 강습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고요. 평일 자유수영 시간은 12시10분에서 오후 1시(50분), 오후 1시10분에서 2시(50분) 이렇게 였어요. 저희는 1시10분 타임에 들어갔죠. 토요일은 오후 4시10분~5시30분, 오후 5시40분~7시 이렇게 두 타임이 있다고 해요. 하지만 평일 대비 사람이 훨씬 많다고 합니다!

자유수영에서도 안전요원이 두 분 이상 근무 중이었고요. 시작 전에 같이 체조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성인풀에 들어갈 때 수온이 따뜻한 느낌이 들어 포근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쾌적함과 뷰였어요. 수영하며 고개를 들면 보이는 서울숲 뷰라니. 낮 수영에서는 바깥에서 수영장으로 살며시 햇빛이 파고들더군요. 과장을 조금 보태, 물속에서 보이는 햇빛을 보고 있으면 요시고 그림 속 인물이 된 기분이었어요.

사진을 찍고 싶어 허락을 구했지만 오히려 평일에 소수 인원만 참여하는 자유수영이다 보니 허락하지 않으셨어요(수영장 촬영 자체가 조심스러우니까요). 대신 센터 홈페이지에 담겨 있는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가고 싶었던 수영장이었습니다.

ⓒ서울숲복합문화체육센터

우리 중급반 에이스는 사실 에이스가 아니다 - by 물개

이제 중급반 사람들과 편하게 인사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아무 말 없이 수영만 하고 돌아오는 날이 많았어요. 이제는 수영모 쓴 얼굴이 전혀 낯설지 않고 반갑기만 합니다. 지난주에 왜 안 나오셨는지 먼저 묻기도 하고, 오늘 수영장 물이 너무 차다고 미간을 찌푸리면서 한탄을 나누기도 하죠.

나이도, 사회에서 맡은 역할도 다르겠지만 딱히 물어보지도 않고 궁금해하지도 않습니다. 우리가 몰두하는 건 오로지 지금 헤엄을 치는 우리의 소중한 시간뿐이죠. 물 만난 사람들은 물고기가 되어 헤엄에 열중합니다. 각기 다른 모양으로 헤엄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일종의 안심이 돼주죠.

언젠가부터 저는 우리 반에서 에이스 역할을 맡게 됐어요. 타고난 발차기와 체력 덕분인지, 수강한 지 몇 달 만에 에이스로 불렸습니다. 에이스가 되면 자연스럽게 해당 레인에 1번 주자가 돼요. 선생님의 출발 신호와 함께 제일 먼저 출발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이끌어주기도 하고, 속도를 조절하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1번 주자가 된 게 뿌듯했어요. 열심히 수영한 보람이 느껴지기도 했고, 같은 레인 사람에게 일종의 신뢰를 얻은 기분도 들었어요. 선두가 되니 가장 앞에서 물살을 가르는 게 시원해, 평소보다 더 힘차게 헤엄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졸속으로 된 1번 주자의 문제점이 금방 탄로 났습니다. 제가 속한 레인은 모든 영법을 번갈아 하는 개인 혼영 방식인 IM(Individual Medley)을 자주 하는데요. 평영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자세가 부정확해 속도가 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접영→배영→평영→자유형 순서로 진행되는 IM을 할 때 접영, 배영까지는 쭉쭉 잘 치고 나가요. 하지만 평영에서 몽땅 까먹어 뒤에 있는 사람들을 다소 답답하게 만들었죠.

다행히 2번 주자분이 뒤에서 자세를 잘 봐주셨어요. 어떤 동작이 미흡한지 세심히 챙겨주고 계시죠. 평영 발차기가 특히 아쉬운데요. 수업이 끝나고 몇 가지 평영 발차기 연습법에 대해서도 알려줬어요. 에이스로 활동한다지만 나머지 학습에 열을 올리는 셈입니다. 강습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을 활용해 안 되는 동작을 집중해서 훈련해볼 예정이예요.

왜 이렇게 연습하고 싶은지 실은 저도 잘 모르겠어요. 누가 시키지도 않은 수영인데, 더욱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하지만 마음에 너무 많이 힘을 주면 부담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우리 강습반 모두의 도움과 배려 속에서 수영을 즐기고 있음을 스스로 돌이켜봅니다.

앞으로도 저는 그들의 수영에 대한 홀가분한 마음과 평온한 헤엄에 작게나마 기여하고 싶은 에이스가 되고 싶습니다.

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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