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스포츠인이 전하는 수영 이야기 스물두 번째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9시에 새 레터를 보내드립니다. 지나간 레터는 '여기'서 다시 보실 수 있어요.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주세요. 

겨울 수영, 우리가 맞이할 몇 가지 기쁨들 - by 물개

수영인에게 겨울은 비수기입니다. 실제로 수영장에 사람들도 현저히 줄고, 수영용품의 판매량도 떨어지죠. 영하의 날씨에 접어들자, 제가 다니는 수영장의 풍경도 몰라보게 달라졌어요. 자유수영에 가면 레인에 늘상 서너 명의 사람들이 있었는데, 어제는 레인을 독점했어요.

겨울 시즌이 되면 열수(열심히 수영)하시는 분을 제외하면, 소위 '땡땡이파'가 많다고 합니다. 수영이라는 스포츠가 기본적으로 온도와 밀접히 닿아 있는 운동이기 때문이기도 해요. 엄동설한의 바깥 날씨를 겪다가 차가운 수영장 물에 들어가는 상상을 하면, 따뜻한 이불 속이 좋죠. 자연스레 수영하고 싶은 의지가 움츠러 듭니다. 

그렇지만 겨울 수영의 묘미가 따로 있다는 '보람파'도 있습니다. 비수기에 비로소 겪을 수 있는 기쁨이라고 할까요? 본격적으로 시작된 겨울과 함께 우리가 수영으로부터 얻게 되는 이점과 기쁨에 대해 파헤쳐보고자 합니다.

1. 감기 비켜! 겨울 건강 지킴이

들이 마시고 내쉬는 것이 중요한 운동이기에 수영은 폐활량을 늘리고 호흡 기관을 건강하게 해준다고 해요. 건조한 호흡기를 촉촉하게 보호해준다고도 합니다. 실제로 겨울 수영을 열심히 하면, 감기도 덜 앓는 효과가 있다고 전해집니다.

또 처음 수영장에 들어갔을 때 추운 듯한 느낌이 수영을 하다 보면 사라지죠. 차츰 몸이 안에서부터 뜨거워져서 이내 춥지 않게 돼요. 샤워를 하고 다시 외투를 입고 밖으로 나가면, 아까 추위를 느낀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시원함을 느껴요. 이런 신체의 방어력이 생기는 게 단순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고 합니다. 실제로 수영 이후에는 면역력이 증가한다고 하네요.

2. 겨울 다이어트의 비법?

찬 물에서 수영하는 동안 심장이 더 빠르게 뛰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거예요. 몸을 더 따뜻하게 데우기 위함이죠.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몸은 계속해서 열을 발생시켜요. 이때 칼로리를 자연스럽게 더 많이 태웁니다. 따뜻한 환경에서 수영할 때보다 우리 몸은 더 많은 칼로리를 필요로 하죠. 그렇다면, 신년 다이어트 계획을 세우기 전에 연말 다이어트 방법으로 수영을 주기적으로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3. 수영 실력을 늘릴 기회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수영장은 강습료가 저렴한 편입니다. 그래서 등록 경쟁이 치열하죠. 특히 성수기인 여름에는 대기 인원도 많아서 뚫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비수기인 겨울은 수영 강습을 시작하기에 좋은 기회에요. 강습 인원도 상대적으로 적어서 선생님에게 원 포인트 레슨을 받을 기회도 많이 생깁니다. 단시간에 수영 실력을 쭉쭉 늘리기에 이만한 시기가 없을 겁니다. 

중국 하얼빈에는 겨울 수영 애호가들이 있다고 해요. 이들은 하얼빈의 유일한 얼음 수영장을 찾아 오픈 스윔을 즐긴다고요. 하루 중 가장 추운 시간인 오전에 방문해 얼음을 깨서 수영장을 만든 뒤 그대로 입수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면 도전한다기 보다, 즐기고 있다는 느낌이 강렬히 듭니다.

이번 겨울, 혹시 마음이 풀어진 분이 있다면 다시 수영복을 챙겨보면 어떨까요? 이미 습관이 되신 분들이라면 더 박차를 가하시길 응원합니다. 저도 차갑게 수영해보면서 뜨거운 재미들을 물색해보려고 합니다.

요즘 하나뿐인 제 수영복이 닳고 있다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벌써 6개월은 입은 거 같아요. 주 3회 수영을 다닌터라(결석도 잦았지만), 왜인지 모르게 수영복이 점점 닳는 느낌이에요.

교체 주기가 따로 정해진 것 같지는 않아요. 검색을 해보면 다들 느끼는 교체 주기가 다릅니다. 다만 자주 입으면 입을수록 수영복이 늘어나거나 보풀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고 하네요. 저렴한 수영복을 매일 입으면 한 달 만에 바꿔야 하는 시기가 돌아온다는 의견도 봤습니다.

어떤 분은 평일과 주말, 강습용과 자유수영용 수영복을 구분해서 오래오래 입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사실 저도 이렇게 바꿔서 입는 재미를 누리고 싶긴 합니다. 월요일 수영복, 수요일 수영복, 금요일 수영복. 이렇게요. (결국 소비를 하고 싶은 마음이죠ㅎㅎ) 정답은 없지만 자기만의 기준은 있는 것 같습니다. 레터 피드백을 통해 여러분의 생각도 남겨주시면 잘 정리해 보겠습니다 :) 

교체 주기를 검색하다가 흥미로운 주제의 글도 발견했어요. 최근에 어떤 수영인 분이 커뮤니티에서 폐수영복을 활용할 제품을 고민 중인데, 회원님들의 교체 주기는 어떻게 되는지 설문하는 글을 올리셨더라고요. 만약 교체 주기가 제가 생각한 것보다 잦다면, 버려지는 수영복을 활용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수영복 교체만 놓고 봐도 생각할 거리가 많아지는 것 같아요. 패션처럼 적절하게 교체하며 수영의 흥미를 높일 요소도 되겠지만 너무 잦은 교체도 문제겠죠. 또 버려지는 걸 다시 잘 활용할 방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겠다 싶습니다. 더 좋은 수영 문화를 만드는 이야기를 발견하면 여러분께 소개해볼게요! 

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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